이탈리안 레스토랑 Bacan 브랜드 리뉴얼, Pentagram

2024년 7월 15일 월요일

이탈리안 레스토랑 Bacan 브랜드 리뉴얼, Pentagram

@Pentagram, https://www.pentagram.com/work/bacan

펜타그램에서 뉴욕 브루클린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Bacan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개발했습니다. 라틴 알파벳이 서로 겹쳐지고 색상이 반전되어 하나의 그래픽 이미지로 확장되는 형태가 인상적인 작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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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càn 은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 중심부에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입니다. 2024년 1월, 그들은 새로운 에너지, 요리 아이디어, 재구조화된 인테리어로 문을 다시 열었습니다.
  • Pentagram 파트너인 Andrea Trabucco-Campos와 팀은 레스토랑의 독특한 이탈리아적 뿌리를 알리는 동시에, 그 장르의 다른 레스토랑의 붐비는 NYC 풍경과 차별화하기 위해 새로운 시각적 정체성과 환경 그래픽을 개발했습니다.


영문자들이 서로 자유분방하게 흩어지고 서로 겹쳐져있는 모습이 가장 먼저 보입니다. 그렇게 겹쳐진 부분들은 색상이 반전되어 하나의 그래픽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왜 서로 겹쳐지고 반전되는 효과를 사용했을까?' 라는 궁금증이 떠오릅니다.

장소가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라는 정보만 알고 있는 상태에서 유추를 해보겠습니다. 우선 각각의 그래픽들이 자유롭게 흩어져있고, 서로 교차되고 쌓아지면서 새롭고 재밌는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를 음식이나 재료로 비유를 해보면 그럴듯한 가설이 세워집니다. 각각의 재료들이 가지고 있는 향이나 맛이 겹쳐지고 섞이면서 하나의 훌륭한 요리와 맛(그래픽)으로 완성된다는 의미를 가지지 않을까? 아니면 고객들이 느끼는 다채롭고 유쾌한 경험을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가설 1. 그래픽은 각가의 재료나 향들이 겹쳐지고 섞이면서 완성되는 요리, 맛을 의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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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부 이탈리아에서 Bacàn이라는 단어는 큰 만찬 파티의 시끄러운 소리를 의미합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글자 형태를 음파로 사용합니다. 확장, 충돌 및 겹침은 그 시끄러운 에너지를 유쾌하게 포착한 것입니다.
  • 흑백, 긍정적 및 부정적을 사용하여 초기 미래파(Fortunato Depero에 대한 특별한 경의 표시) 및 중세 옵 아트 형태와 운율이 맞는 대담한 타이포그래픽 텍스처를 확립합니다.



글자에서 그래픽(이미지)으로 점점 확장되는 형태를 보여줍니다. 이 자체로 풍부하고 유쾌한 인상과 분위기를 가져다 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해당 그래픽를 사용한 장소라면 파인다이닝의 무겁고 진중한 느낌보다는 조금 가벼운 분위기의 즐겁고 유쾌한 느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설 2. Bacan은 조금 가볍운 분위기의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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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체성은 질서 상태에서 혼돈 상태로 변동하며, 이는 음식이 처음 제공되는 순간부터 계산서가 도착하고 테이블이 접시로 가득 찰 때까지의 저녁 식사 경험과 비슷합니다. 


서로 겹쳐지며 확장되는 여러 순간들의 형태가 하나의 키 비주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글자와 그래픽의 중간 정도를 이용해서 글자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파악하면서도 그래픽 자체로도 보여지고 있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효과의 정도에 따라 글자와 이미지의 경계를 넘나드는 변화가 재밌습니다.

아이콘이나 그래픽도 같은 방식으로 표현됩니다. 요소의 개수가 많고 확장되는 정도가 커질 수록 변화되는 그래픽은 더욱 복잡해집니다.


타이포그래피를 살펴보면 브랜드를 위해 맞춤으로 제작한 폰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변화되는 정도에 따라 LOUD / LOUDER / LOUDEST 로 적혀있는데, 정확한 의도는 알기 어렵습니다. 변화 정도가 점점 강해질(?)수록 조금 더 도형에 가까운 형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변형의 정도가 다른 3종류의 글꼴이 하나의 패밀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재밌는 포인트는 이 3가지로 구성된 폰트패밀리를 섞어서 타이포그래피를 구성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문자의 형태인 LOUD를 베이스로 하여 일부 글자들을 각각 다른 폰트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문장을 읽어나가면서도 글자들이 변화되고 유쾌하게 움직이는 듯한 인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위에서 나온 '반전되고 변화하는 그래픽 효과를 타이포그래피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통해 나온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설 3. 그래픽 효과에서 받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 변화되는 폰트를 섞어 타이포그래피를 구성하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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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춤형 글꼴인 Grand Bacàn Sans는 1900년대 초반 이탈리아의 시각 언어에 스며든 목재와 금속 글꼴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순수한 기하학과 무거운 무게감이 결합되어 강렬하면서도 친근한 시각적 톤을 구현합니다.
  • Grand Bacàn Sans는 다양한 볼륨 레벨을 구현한 세 가지 스타일로 제작되었습니다. 큰 소리에서 가장 큰 소리까지 글꼴이 점점 더 두꺼워집니다. 스타일을 결합하여 역동적인 타이포그래피 구성을 가능하게 하는 유쾌하고 표현력 있는 설정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제목부분이 아닌 본문에서는 LOUD 폰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독성과 더 낮은 웨이트를 보완해주는 폰트로는 기하학적인 산세리프 폰트를 사용하였습니다. Futura 계열과 유사한 직선적인 구조와 정원에 가까운 O의 형태, 끝이 뾰족하게 모이는 모습이 LOUD 폰트와 결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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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춤형 글꼴은 Optimo의 Piek와 함께 사용되었는데, 이는 오래되면서도 새로운 느낌이 나는 개성 있는 슬랩 세리프체로 가독성이 뛰어납니다.
  • 소통과 추상 사이의 이러한 긴장은 정체성에 대한 시각적 관심의 핵심입니다.


브랜드 색상은 블랙 & 화이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한 가지 유추해보자면, 서로 겹쳐지고 반전되는 효과에 더해 서로 다른 색상까지 들어가있다면 표현들이 조금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 서로 겹쳐진 색상에 의해 음식이 묻혀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브랜드 색상을 블랙과 화이트로만 구성한 것은 음식 사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전략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설 4. 브랜드 색상을 블랙과 화이트로만 구성한 것은 음식 사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전략이지 않을까?


글 마무리

해당 작업은 <대규모 만찬 파티의 시끄러운 소리>라는 'Bacan' 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식당마다 고유한 이름과 그에 맞는 분위기, 환경 등이 있을 것입니다. 일관되어 보이지 않거나 또는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각 장소마다 가진 인상과 느낌들은 존재합니다. 브랜드(인상, 감정)가 이미 존재하고 있지만, 잘 보여지지 않다면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묶어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할 것입니다.

오래된 역사나 스토리를 가진 브랜드를 리뉴얼 한다고 가정하면, 무조건 가치 체계를 새롭게 정의하기보다는(물론 시장이나 환경에 따라 다가치나 전략까지 재정의하는 작업도 필요하지만) 브랜드가 이미 지니고 있는 요소들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일치시키고 더욱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에 중점을 맞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말해 기존 브랜드를 온전히 느끼고 이해하는 데에 시간을 충분히 쏟아야만 좋은 작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인사이트 및 연습방법

연습 1. 초기 미래파와 중세 옵 아트 형태 찾아보기
연습 2. 1900년대 초반 목재와 금속 글꼴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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