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세계문학 모노 에디션, 함지은 디자이너
2024년 8월 6일 화요일
열린책들 세계문학 모노 에디션, 함지은 디자이너
@Jieun Hahm, https://jieunhahm.com/35915153


열린책들에서 나온 세계문학 모노에디션입니다. 흑과백으로만 이루어진 색상 뿐만 아니라 구성과 타이포그래피에서도 간결하고 담백한 인상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입니다.
Interview check
고전 작품의 정수를 독자에게 쉽고 간결하게 전달하자는 기획으로 시작했어요. 간결한 타이포그래피와 작품을 상징하는 모노톤의 이미지만으로 구성해 ‘모두 덜어낸다’라는 콘셉트를 강조했습니다.
독자에게 가볍고 부담 없는 독서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동시에 책을 모두 모아두었을 때 하나의 컬렉션처럼 느껴질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표지에 라미네이팅을 하지 않아 평소보다 조금 더 손때가 묻을 수 있지만 종이의 사각거리고 포근한 질감이 손끝에 그대로 느껴져 자연스럽고, 본문에는 평량이 가벼운 종이를 써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 채널 예스 인터뷰 서면 발췌


우선 표지는 <책 제목, 저자 이름, 원서 제목> 3가지 텍스트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텍스트들이 왼쪽선, 중앙선, 세로 중앙선을 기준으로 동일한 위계와 힘을 나눠가지고 있습니다. 한 가지 궁금했던 점은 왼쪽 정렬과 중앙 정렬을 함께 사용했던 부분입니다. 이 부분에선 여러가지 가설을 세워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로 책 제목과 하단 원서 제목을 중앙으로 정렬할 경우, 책 제목이 오른쪽 저자 이름과 겹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리적으로 겹치지 않더라도 고르게 나눠가진 여백을 침범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두 번째로 중앙 정렬은 안정감은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오른쪽에 저자 이름이 그대로 위치한다면, 판형 전체를 봤을 때 시각적 중심이 오른쪽으로 쏠려보이는 문제가 생겼을 것 같습니다. 여백의 모양도 비교적 단조로워질 것 같구요.
세 번째는 책 제목 / 저자 이름 / 원서 제목에 동일한 힘을 실어주기 위함이었지 않을까 합니다. 원서 제목이 각 원서가 쓰인 언어로 구성된 점이 해당 가설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가설 1. 책 제목과 아래 원서 제목을 중앙으로 정렬할 경우, 책 제목이 오른쪽 저자 이름과 겹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다.
가설 2. 중앙 정렬은 안정감은 가져갈 수 있으나, 만약 오른쪽에 저자 이름이 그대로 위치한다면 판형을 중심으로 시각적 중심이 오른쪽으로 쏠려보이는 현상이 생겼을 것이다.
가설 3. 책 제목 / 저자 이름 / 원서 제목에 동일한 힘을 실어주기 위한 구성이였을 것이다.

색상과 디자인 뿐만 아니라 책 판형까지도 동일한 컨셉을 가지고 제작되었습니다. 한 손에 쥘 수 있는 비교적 작은 사이즈로 설계한 책은 가볍게 들고 다니며 읽기 편해보입니다. 추가로 판형이 작아진 만큼 인쇄에 들어가는 종이가 적어지니 경제적인 부분도 덜어지겠네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포인트가 '덜어내기' 였던 만큼, <색상, 서체, 띠지, 후가공, 요약글, 추천사> 등 일반적인 책 표지에서 볼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빠져있습니다.
뒷 표지도 앞 표지와 결을 같이 하여 상•하단 텍스트와 모노톤의 이미지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간결하고 멋진 디자인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수 많은 말들로 덮여진 다른 책들 사이에서 발견한다면 더욱 효과적인 디자인이 될 것 같습니다.
Interview check
‘열린책들 세계문학 모노 에디션’은 컬러를 쓰지 않고 후가공을 전혀 하지 않는 등 처음부터 여러 가지 제한이 걸린 상태에서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게 큰 숙제였어요.
- 채널 예스 인터뷰 서면 발췌
글 마무리
잘 덜어낸다는 건 대상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과 같습니다. 오히려 채워나가는 것보다 덜어내고 백을 만들어 내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작업이라 생각합니다. 용기도 필요하고 이유와 철학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결과물을 완성한 이후에 추가로 어떤 것을 덜어낼 수 있을 지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인사이트 및 연습방법
연습 1.
덜어냄의 단계를 보여줄 수 있는 포스터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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