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C에서 진행한 롯데백화점 인천점 식료품점 '레피세리 Lépicerie' 의 브랜딩 작업입니다. 전체적인 첫인상은 세련되고 우아한 인상으로 느껴집니다. 로고타입과 심볼에 공통적으로 적용된 곡선이 특히 강조된 디자인으로 느껴졌어요.
곡선은 식품관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자연, 그 속의 풍부한 재료들을 로고타입과 심볼에서 표현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으로 보여집니다. 자연에서 보여지는 곡선들을 가져와 로고타입과 심볼에 자연스럽게 녹였습니다.
Lépicerie 브랜드 시스템 이미지 ©CFC
해당 장표에서 확실하게 디자인 컨셉을 읽을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곡선의 형태는 롯데 그룹의 아이덴티티와 심볼 체계를 바탕으로 전개되었고, 예상대로 디자인의 중심을 이루는 곡선은 줄기, 잎, 열매 등 자연 속에서 볼 수 있는 자연의 곡선을 따왔습니다.
심볼은 레피세리의 앞 글자인 Le로 보여집니다. 각 곡선에서 파생된 또 다른 곡선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이어진 자연 속 줄기를 연상시킵니다. Le가 보여지면서도 전체적인 조형적인 완성도 또한 높게 잡혀있습니다.

Lépicerie 브랜드 시스템 이미지 ©CFC
푸드 에비뉴는 레피세리, L premier, Lartisan으로 나누어져있습니다.
부드러운 곡선을 강조한 로고타입을 뒷 받침해 주는 라틴 알파벳 폰트로는 Intrinseca 폰트를 사용하였고, 국문은 Ryu고운 돋움을 선택했습니다. 동일한 인상을 주면서 본문 폰트로도 사용할 수 있는 가독성 높은 폰트를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로고타입에서 느껴지는 우아함과 세련미가 위 폰트들을 선택한 기준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러한 감성들은 글자 끝 미세하게 적용된 세리프나 부리 쪽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두 글자 모두 세리프, 부리의 흔적만 보일정도로 작은 획의 변화만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닮아있습니다. 손으로 정성스럽고 반듯하게 쓴 것 같은 느낌입니다. 국문 폰트로 Pretendard를 추가로 사용함으로써 더 작은 크기의 글자나 긴 단락인 경우에서의 가독성까지 챙기는 것 같습니다.


색상은 자연, 건강함이 떠오르는 진한 그린 계열의 색상과 베이지 색상의 배경 색상을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함께 정해진 서브 컬러들도 메인 컬러와 조화롭게 어울어집니다.
Lépicerie 브랜드 시스템 이미지 ©CFC
이미지(사진) 활용은 전체적인 전략에 맞춰 재료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디자인 규칙을 Lively & Poetic라는 단어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살아있는, 시적인 느낌>의 이미지들로 크게 확대되어 신선하고 건강한 음식 재료들을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프리미엄을 '삶의 균형, 본질적 가치'로 재정의한 전략과 맞닿아 레피세리가 지향하는 브랜드를 더욱 강화시켜줍니다.



전체적인 결을 이어주는 일러스트레이션도 곡선과 유기농을 잘 표현할 수 있는 핸드드로잉 & 펜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깔끔하게 떨어진 정갈한 선들 보다는 손으로 그린 듯한 자연스럽고 흐트러진 선들로 구성되어 있어 전체적인 맥락과 결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 글 마무리
컨셉이나 현란한 그래픽들로 구성하기보다는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기본 요소들을 가지고도 이렇게 멋진 브랜딩을 할 수 있구나 느낀 작업이었습니다. 어느 한 부분 빠진 구석 없이 대단하다고 생각 들었습니다.
로고타입과 심볼부터 색상, 타이포그래피까지 높은 완성도를 지니고 있고, 그런 요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니 전체적인 아웃핏의 퀄리티도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브랜드를 잡다 보면 어느 순간 중심이 되는 컨셉과 전략보다는 가끔 그래픽에 몰두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번 케이스에서 얻은 교훈으로 각각 요소의 디테일과 퀄리티를 높이는 것에 집중하면서 기본이 되는 것들에 충실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